지방간 진단을 받고도 "요즘 사람치고 지방간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웃어넘기신 적 있으신가요? 소화기내과 병동에서 직접 환자분들을 보아온 저는, 그 말이 얼마나 위험한 안도인지 압니다. 간이 굳어가기 직전까지 아무 신호도 보내지 않는 장기라는 사실을, 이미 늦어버린 분들을 통해 너무 많이 목격했습니다.증상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닙니다병동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장면이 반복됩니다. 간 수치 검사에서 AST, ALT 수치가 정상 범위를 훌쩍 넘어 나왔는데, 의사 선생님이 "지방간이 상당히 진행됐으니 관리가 필요합니다"라고 말씀드리면 환자분들은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병실로 돌아오시자마자 보호자에게 전화로 "별거 아니래"라고 하시더라고요. 직접 그 장면을 옆에서 보면서 저는 매번 마음이 철렁했습니다.지방간(Fat..
굽기만 했을 뿐인데 고구마의 혈당지수(GI)가 50에서 90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건강식이라 굳게 믿어온 것들이 공복 혈관에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게, 병동에서 식단 교육을 하다 보면 정말 뼈저리게 실감되는 지점입니다. 같은 재료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혈당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야기, 음식별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바나나·고구마, '건강식'이라는 믿음의 균열병동에서 어르신들 식단 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밥 대신 과일이랑 군고구마만 먹는데 혈당이 왜 이러냐"는 하소연입니다. 씹기 편하고 소화가 잘된다는 이유로 바나나와 고구마를 선택하셨을 텐데, 저도 처음엔 그 억울함이 충분히 이해됐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보고 나면 말문이 막힙니다.바나나는 숙성도에 따라 완전히 다..
병동 실습을 돌면서 제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약을 이렇게 잘 먹는데 왜 안 좋아지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조용히 환자분의 하루 루틴을 여쭤봤고, 십중팔구 수십 년간 누적된 나쁜 습관들이 약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약보다 무서운 게 매일 쌓이는 습관이라는 걸, 교과서가 아닌 병동에서 처음 실감했습니다.39층 계단과 건강 노트, 의사가 직접 몸으로 증명한 것들알레르기내과 전문의 김선신 교수는 스스로 과거에 뚱뚱했고 운동을 싫어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그 고백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게 바로 제가 병동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분들의 이야기와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래 이래요"라며 체념하듯 말씀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김 교수가 습관을 바꾼 방식은 의외..
병동 실습 중 한 환자분이 유튜브 동작을 따라 하다 갑자기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는 걸 제 눈으로 직접 목격했습니다. 목디스크 때문에 입원하신 분이었는데, 뻐근함을 풀겠다고 목을 이리저리 꺾다가 팔에 힘이 쭉 빠져버린 거였습니다. 목디스크가 있을 때 흔히 하는 그 스트레칭, 사실은 디스크를 더 빠르게 망가뜨리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어떤 움직임을 멈춰야 하고, 무엇을 대신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목이 아플수록 더 풀어야 한다는 착각실습을 돌면서 정형외과·신경외과 병동에서 목디스크 환자분들을 꽤 많이 봤는데, 거의 예외 없이 공통된 행동 패턴이 있었습니다. 목이 뻐근하거나 팔이 찌릿하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목을 뒤로 휙 젖히거나 뱅글뱅글 돌리면서 "풀어줘야 한다"고 믿는 거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
병원 실습을 하면서 "그냥 아침밥 먹고 한 번에 다 털어 넣으면 되죠?"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습니다. 그 한 문장이 저를 이 글을 쓰게 만든 이유입니다. 영양제는 뭘 먹느냐만큼,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흡수율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산 영양제가 '비싼 소변'이 되지 않으려면 복용 타이밍을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복용 스케줄 — 아무 때나 먹으면 절반은 버리는 겁니다솔직히 이건 저도 실습 초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외래에서 환자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영양제를 몇 달째 드시면서 효과를 전혀 못 느끼신다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한 가지 문제를 갖고 계셨어요. 복용 시간이 완전히 뒤죽박죽이었던 겁니다. 공복에 먹어야 하는 걸 식후에, 지방과 함께 먹어야 하는 걸 빈속에 드시..
밤에 분명히 충분히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 쉽습니다. 저도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비슷한 호소를 하시는 환자분들을 정말 자주 봐왔는데, 막상 혈액 검사 수치는 '정상' 범위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늘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이면에는 마그네슘 결핍이라는 조용한 원인이 있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 결핍 신호 제대로 읽기일반적으로 영양 부족은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마그네슘만큼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체내 마그네슘의 97~98%는 뼈와 근육 조직에 저장되어 있어서, 혈중 마그네슘 수치를 측정해도 실제 결핍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임상에서 일하면서 이걸 체감한 순간이 있었는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