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 실습을 돌면서 제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약을 이렇게 잘 먹는데 왜 안 좋아지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조용히 환자분의 하루 루틴을 여쭤봤고, 십중팔구 수십 년간 누적된 나쁜 습관들이 약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약보다 무서운 게 매일 쌓이는 습관이라는 걸, 교과서가 아닌 병동에서 처음 실감했습니다.39층 계단과 건강 노트, 의사가 직접 몸으로 증명한 것들알레르기내과 전문의 김선신 교수는 스스로 과거에 뚱뚱했고 운동을 싫어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그 고백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게 바로 제가 병동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분들의 이야기와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래 이래요"라며 체념하듯 말씀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김 교수가 습관을 바꾼 방식은 의외..
혈관은 70% 이상 막힐 때까지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병동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저는 그 말의 무게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저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다고 했는데요"라는 말을 되뇌는 환자 앞에서, 예방이 치료보다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침묵하는 혈관 — 수치가 정상이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임상 실습을 하면서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 중 상당수는 평소 건강에 자신 있던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환자들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공복에 고카페인 음료를 들이붓고, 스트레스를 배달 음식과 액상과당으로 달래다가 혈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혈관이 이토록 무서운 건 통증 없이 오랫동안 손상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연전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