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지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빨간 글씨로 찍혀 나오면, 많은 분들이 "약은 최대한 안 먹고 운동이랑 식단으로 버텨보자"는 생각부터 하십니다. 저도 병동에서 그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순환기내과 병동에서 일하다 보면, 그 결심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는지를 몸소 목격합니다. 약을 끊고 몇 달 뒤 응급실로 실려 오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는 "콜레스테롤 약이 정말 독한 건지, 아니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를 제대로 짚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콜레스테롤,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이 원료입니다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기름진 음식 탓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릅니다. 콜레스테롤은 외부에서 섭취하는 지방이 아니라, 간이 탄수화물을 원료로 직접 합성하는 물질..
혈관은 70% 이상 막힐 때까지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병동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저는 그 말의 무게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저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다고 했는데요"라는 말을 되뇌는 환자 앞에서, 예방이 치료보다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침묵하는 혈관 — 수치가 정상이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임상 실습을 하면서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 중 상당수는 평소 건강에 자신 있던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환자들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공복에 고카페인 음료를 들이붓고, 스트레스를 배달 음식과 액상과당으로 달래다가 혈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혈관이 이토록 무서운 건 통증 없이 오랫동안 손상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연전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