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의 약 30%는 60세 이상이지만, 최근 병동 실습에서 제가 직접 마주한 환자들 중 상당수는 이삼십 대였습니다. 밤을 새우며 일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젊은 층도 얼마든지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걸, 교과서가 아닌 현장에서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옆구리나 몸통에 원인 모를 통증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면역력 저하가 부르는 바이러스의 귀환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신경절 안에 조용히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간 다시 깨어나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신경절이란 신경세포체가 모여 있는 덩어리로, 바이러스는 수두가 나은 뒤에도 이곳에 숨어 수십 년을 버팁니다. ..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몸을 더 혹사할수록 더 건강해진다고 믿었습니다. 매일 고강도 운동을 이어가고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했는데, 어느 순간 입술 주변에 구순포진이 끊임없이 재발하고 아침에 눈 뜨기조차 힘든 만성 피로가 찾아왔습니다. 그때서야 '열심히'와 '올바르게'는 전혀 다른 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면역력은 더 채워 넣는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었습니다.균형이 깨진 면역 — 열심히 했는데 왜 병이 왔을까면역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몸을 망친다는 이야기, 처음엔 저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운동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는데 몸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경험, 혹시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