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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초기 증상, 2~3년을 감기로 넘기다 응급실 간 이야기

luna27491 2026. 8. 24. 18:36

목차


    비 오고 쌀쌀한 새벽, 가슴 위에 커다란 돌덩이가 얹힌 것 같고 마치 요쿠르트 빨대로 겨우 숨을 쉬는 듯한 답답함이 찾아왔습니다. 숨을 들이쉬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공기가 통로를 지나가지 못하는 그 공포스러운 느낌, 그게 바로 제 생애 첫 천식 발작이었습니다. 멀쩡하던 내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어 덜컥 겁이 났지만, 생각해보면 내 몸은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1. 천식 진단, 2~3년 감기로 넘긴 뒤에야

    사실 저는 천식이라는 걸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무려 2~3년간을 그냥 감기인 줄로만 알고 방치했었습니다. 목이 간질거리고 기침이 떨어지지 않을 때마다 동네 병원에서 감기약이랑 항히스타민제만 처방받아 주구장창 먹으며 넘겼던 거죠. 약을 먹으면 그때만 잠시 기침이 줄어드니까 당연히 감기 후유증이겠거니 했습니다.

    돌아보면 내 몸이 '나 지금 천식이야' 하고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걸 싹 다 무시했던 겁니다. 평소에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조금만 가파르게 올라가도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저는 그저 내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숨이 차서 그런가 보다 하고 제 몸 상태를 자만했습니다. 쌕쌕거리는 호흡음이 천식의 아주 전형적인 초기 증상이라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그 고생을 하며 응급실까지 실려 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 지나고 나니 얼마나 미련했나 싶습니다.

     

    2. 새벽 발작, 요쿠르트 빨대로 숨 쉬는 느낌

    그러다 결국 터진 게 바로 그 비 오고 쌀쌀한 새벽이었습니다. 갑자기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가 꽉 얹힌 것처럼 답답해지더니, 숨을 마실 때마다 구멍이 좁디좁은 요쿠르트 빨대로 숨을 쉬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무리 호흡을 크게 하려고 해도 공기가 들어가지 않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대로 있다간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 새벽 3시에 부랴부랴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네뷸라이저 호흡 치료 기구를 입에 물고 15분에서 20분 동안 연신 기침을 해가며 약을 흡입했습니다. 그 와중에 팔에는 수액 바늘이 꽂혔고, 차가운 응급실 침대에 누워 가슴을 조여오는 통증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렸죠. 새벽 내내 고통과 싸우다가 날이 밝고 아침 8시가 되어서야 겨우 숨통이 트여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응급실에서의 몇 시간은 정말 제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아찔하고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3. 천식 오해, '마음 편하게 먹어' 들었을 때

    응급실에 가기 직전, 너무 숨이 차서 괴로워하는 저를 보고 주변에서 "그냥 마음 편하게 먹어봐, 너무 긴장해서 그래"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숨 들어갈 길 자체가 꽉 막혀서 공기가 안 통하는 건데, 이걸 단지 제 의지 문제나 마음가짐 문제로 오해받으니 기가 차다 못해 서러움이 폭발했습니다. 숨이 안 쉬어지니 그 한마디에 반박할 말도 안 나와서 그냥 제 답답한 가슴팍만 팍팍 치면서 눈물만 흘렸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평소에는 멀쩡해 보이니까 제가 숨 차다고 할 때마다 '뻥치는 줄 아는 사람'도 더러 있었습니다. 멀쩡한 사람이 괜히 엄살 부린다거나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치부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졌죠. 천식은 단순히 마음을 다스린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라 기관지가 좁아지는 엄연한 신체 질환인데, 주변의 무지와 오해 때문에 육체적인 고통에 더해 마음의 상처까지 갑절로 받아야 했습니다.

     

    4. 지금은 벤토린이 몇 달째 가방 구석에

    그 큰 발작을 겪고 제대로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다행히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천식 발작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가 되었고, 늘 분신처럼 챙겨 다니던 응급 흡입기 벤토린은 몇 달째 가방 구석에 혹시 몰라 넣어가니는 보험용으로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자다가 깰까 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이 되찾아왔습니다.

    지금은 편하게 숨 쉬는 게 진짜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장 이번 주말에도 가방 구석에 있는 벤토린 유통기한을 다시 확인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흡입기를 새것으로 하나 더 처방받아 둘 생각입니다. 아무 이상 없이 깊게 숨을 들여마시고 내쉬는 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기에, 앞으로도 내 기관지 건강만큼은 절대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챙기며 지내려고 합니다.